피말리는 한 달이 지나가고 저에게도 합격수기를 쓸 수 있는 날이 오다니 감격스럽네요.

7살, 4살 두딸맘입니다.

작년 이맘때를 돌이키면.. 참 무모한 도전이었네요.

아이들이 순한 편이라 그거하나 믿고 무턱대고 수강신청을 하였는데.. 아무리 손이 안가는 아이들어도 육아와 무언가를 병행하는 일이 이렇게 힘든줄 몰랐어요.

처음 공부를 시작하고 강의 몇 개 듣고 완전히 멘붕이었어요. 분명 한국말을 하시는 것 같은데.. 교수님들 말씀을 하나도 못 알아듣겠는거에요. 그렇게 한 달동안 입문이론 반 쯤 듣고 반 포기 상태로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어요.

그 때부터 이사에 코로나에... 3월경 다시 시작하려는데 이미 개념완성 강의가 시작되었던 시점이었고, 업로드되는 강의를 따라잡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다보니 앞선 입문이론, 기본이론 건너뛰었어요.

이 시기가 제 공부의 전환점이었어요. 정말 신기하게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도 못 한 채 진도만 나갔던 입문이론 반 정도의 앞부분.. 그 부분이 개념완성 수업을 듣는데.. 귀가 열리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이 때부터는 처음보다 마음 편하게 수업을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겠지 뭐.. 하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민법 “채희대”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어요. “전 성격상 이해 못 하면 못 넘어가요..하는 분이 계시다면 성격을 고쳐야 한다”고 하셨던 말씀을.. 너무나 뼈저리게 느낀 시기였지요.

둘째 조카가 태어나고 바쁜 친정 엄마 대신 동생 산후조리를 해 주느라 또 다시 두 달가량이 훌쩍 지나갔어요.

밤이 되면 너무 피곤해 강의를 못 들은 날이 더 많았고, 그렇게 7월 중순 쯤 되어서야 개념완성, 핵심이론 강의를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때도 제가 한거라곤 교수님들께서 매 시간 풀어주시는 O/X 문제 내 힘으로 풀고 채점하는 것과 강의를 열심히 듣는 것 뿐이었어요.

문제풀이 과정에 진입한 수업에서는 문제 먼저 풀고, 수업을 들으려니 너무 촉박하다는 생각에 수업 없이 혼자 했습니다.. 그것도 교재 여섯과목 전부 반밖에 하지 못 했네요.

동형모의고사를 시작하는 시점은 이미 9월이고, 예상문제집 그 많은 문제를 다 풀고 동형모의고사와 100선 강의 절대 못 따라갈 것 같았거든요. 육아 핑계도 있지만, 제가 게을렀나봐요..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왜 그렇게나 부족했던지.. 9월 동형모의고사 들어가면서 10월 적중예상특강 하는동안 수업 전에 문제 시간재고 풀고, 수업 들어 마무리 하는 것도 따라가기에 너무 버거웠어요. 주말에 시간이 좀 생기면 그나마 그 주 못 한 과목 마무리하며.. 그렇게 두 달을 보냈습니다.

이미 너무 늦어버려서.. 다른걸 할 엄두도 내지 못 하고 마지막 2주간도 동형모의고사와 적중예상특강 문제만 열심히 봤습니다.

그리고 31회 시험에서 학개론 67.5점, 민법 65점, 중개사법 62.5점, 공법 47.5점, 공시세법 72.5점. 1차평균 66.25점, 2차평균 60.83점으로 합격했네요.

사실 2차 한 문제 부족으로 이의제기 문제에 모든걸 걸고 한 달 기다렸습니다. 그러면서 딱 하나만 더 맞게 공부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가 많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또 제 공부량이 그렇게 많지 않았기에 부끄러운 마음도 많이 들었구요. 반면에 훌륭한 교수님들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학개론 신관식 교수님. 항상 단호하고 자신있는 수업 방식, 수학과 졸업생인 저에게는 암기보다 이해 위주로 수업 해주신 교수님의 수업 방식이 너무나 와닿고 듣기 수월했던 강의였습니다.

민법 채희대 교수님. 편안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알아듣기 쉽게 수업 해주시던 교수님. 멋들어진 매력으로 저를 끌어당기시는 바람에.. 1차 과목은 비교적 안정권이라고 여기던 제가 끝까지 민법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 주셨어요. 민법 수업 듣는 날만 기다리던 저의 마음을 아실까요?

중개사법 황정선 교수님. 단연 최고이십니다. 암기코드를 비롯하여, 주요 수업 내용 전반의 부분을 수업만 듣고도 외워낼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많은 격려와 시험 전반에 걸친 많은 부분 놓치지 않고 체크 해 주시고 도움 주신 교수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공법 한종민 교수님. 처음 교수님 수업 듣고 죄송스럽지만 조금 로봇.. 같으셨어요. 그렇지만 단점이라는 뜻이 아니라... 너무나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교수님의 수업은 저에게 너무나 잘 맞았답니다. 문제를 풀 때마다 교수님 생각이 나면서 정말 열심히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해 주신 교수님이셔요. 너무 어려운 과목이었던지라.. 속상해하며 공부한 기억이 납니다.

공시법 김의열 교수님. 교수님 말씀대로 시험날 제 쌍둥이 언니, 동생 잘 찾아 데리고 들어가서 다른 과목보다 고득점을 하였네요. 항상 친구처럼 편안한 수업 정말 감사드립니다. 교수님 수업 들으면서 혼자 많이 웃으며 공부했어요. 비행기를 날리고.. 꽃을 꽂고.. 거울이 깨지고... 너무나 많은 방식으로 기억하게 해 주신 것들.. 지금도 기억나는 것 같네요.

그리고.. 세법 강성규 교수님. 저에게 가장 감사한 분입니다.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과목은 공법과 세법이었어요. 세법은 양도 너무 많고, 문항수는 적은데다가, 외울 것들도 왜 그렇게 많은지요. 그런데 강성규 교수님 수업은.. 너무나 다정다감하고, 한편 외람되게도.. 귀여우신 교수님 덕분에 끝까지 들었습니다. 세법 포기하시는 분들 많던데.. 전 교수님 보고싶어서 끝까지 강의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 전날까지도 세법 너무 어려웠는데.. 시험장에서 그동안 공부한 내용이 줄줄 나오더라구요. 13문제.. 나름 고득점 했습니다. 강의 첫 날부터 말씀하셨던대로.. 꾸준히 따랐더니 시험장에서 교수님의 모습이 눈에 선하고 교수님의 음성이 귀에 맴돌고, 좋은 점수 얻었습니다.

사실 중개사법에서 생각보다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여 죄송스런 마음이었고, 공법도 과락이 나오는건 아닌가 걱정하며 봤던 시험이라, 2차는 기대를 못 하다가 공시세법 시험이 끝나며 한가닥 희망을 보았거든요. 스스로도 잘 푼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과목이었어요. 다행히 생각대로 점수가 잘 나와주어 합격의 기쁨을 맛 본 것 같아요.

저는 혼자 공부한 시간이 정말 많지 않았습니다. 기출문제 풀 시간도 없었기에 다른 분들이 기출문제 여러번 풀어보셨다 하면 어찌나 초조했던지요. 강의 듣는 시간도 빠듯하여 항상 1.5배속에서 2배속까지 하여 들었거든요. 교수님들이 내주셨던 문제는 절대적으로 제힘으로 먼저 풀고 이해하며 진행했어요. 유일하게 직접 문제를 푸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적어도 그 부분은 한 번도 소홀히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게으르고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많은 저에게 한 가지 자랑할만한 점이 있다면 학교 다닐 때부터 수업을 들을 때의 집중력이 좋다는 점입니다. 그게 온라인 강의를 들으면서 혼자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던 저에게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어요. 막판에 부족한 시간 중에도 저는 어려운 부분이 생기면 관련 수업을 찾아 들었어요. 시간은 더 걸리는 과정이었지만.. 교재를 혼자 읽어서 이해하는건 저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작년 한 해 공부를 하고 제가 느낀 것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으시고, 그걸 끝까지 해내시는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공부하시는 모든 분께도 제 마음 다하여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