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회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하신 동기 여러분, 그리고 아쉽지만 다시 한 번 도전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어려운 시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공부하시고 시험 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32회 시험을 위해 새로이 수험생활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내년 이즈음엔 좋은 결과 받으셔서 함께 기뻐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돌아보면 부족하고 아쉬움도 많았던 수험생활이지만 제가 시험을 준비했던 방법과, 아쉬웠던 점들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 고민해서 정리를 해봤습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처음 시작하는 막막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합격에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짧은 기간 정신없이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주고, 오롯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신 해커스의 교수님들과 해커스의 시스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주시는 해커스 공인중개사팀에도 이 기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31회 공인중개사시험 결과
수험기간 및 배경지식
처음 공인중개사시험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해커스 광고를 발견!), 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두달 반 정도였고, 이미 제31회 공인중개사시험 원서접수 기간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과 코로나시국이 겹쳐 다행히 시험날까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떤 시험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할 수는 없어서 해커스 무료입문강의를 열흘 정도 빠르게 훝어보기로 하고 원서접수를 먼저 했고, 시험 두 달을 앞두고 해커스 인터넷강의 정규반에 등록하여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게 됐습니다.
공인중개사시험이 너무나도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범위를 다루고 있기때문에 배경지식이 어느정도 있는지, 평소에 부동산시장이나 관련법에 얼마나 관심을 두고 있었는지에 따라 출발점이 다를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경영학을 전공했기때문에 예를들면 부동산학개론에서 수요공급의 법칙이나 투자론의 내용이 아주 쌩 처음 듣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부동산 관련 기사도 관심있게 찾아보고 부동산 경매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아주 낯선 느낌으로 시작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민법, 공법, 공시법, 세법 등의 법과목은 새로운 자극(?)이면서도 친해지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공법은 여전히 안 친함ㅠ)
저도 해커스에서 단기 합격자분들의 합격수기를 읽고 근거 빈약한 자신감 뿜뿜하여 겁 없이 도전하게 된 1인입니다만, 지나고 보니 합격수기나 학원 광고들에서 수험기간을 경쟁적으로 강조하는 분위기(?)가 아쉽기도 했습니다. 각자의 배경지식이나 공부할 수 있는 환경등의 상황이 같은 분은 아무도 없기때문입니다.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으셨다면 내게 남아있는 시간 동안 공부하면 합격이 가능할까 의심하기 보다는, 그 기간동안 최선을 다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전략을 세우셔서 반드시 합격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짧은 기간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있었고, 가족들의 든든한 응원과 지원도 부족함 없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시면서 공부하시는 분들, 육아와 공부를 병행하신 합격자 분들도 많이 계시는 걸로 압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존경합니다.
공부방법 및 합격전략
처음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핵심요약강의만 듣고, 문제풀이로 시험 유형에 익숙해지고, 필요한 내용을 암기해서 시험을 치러 가야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약된 내용의 양도 만만찮게 많았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저 스스로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무의미하게 암기하는데 취약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재빨리 방향을 틀어 기본강의부터 빠르게 들으면서 남은 시간동안 최대한 여러번 반복해서 큰 그림을 파악하고 내용에 익숙해지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해커스의 커리큘럼은 전 범위를 2개월(실강 기준) 동안 순환하기때문에 인강으로 며칠만에 한 과목씩 전 범위를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심화 강의를 들으면서 전 과목을 2회독 했고 민법과 공법은 핵심요약강의까지 3회독, 이후에 나머지 과목들은 보충이 필요한 부분만 선택적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시험에 임박해서는 전과목 총정리특강과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적중예상특강(100선) 문제풀이와 해설강의를 들었습니다. (회독이라 쓰지만 필기할 시간도 아까워 1.8배속으로 강의만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강의와 함께 제공되는 교재나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따로 노트필기를 하지 않아도 충분했습니다. 민법이 어려운 분들은 추가로 사례문제 관계도를 그려서 정리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아래 민법 부분에서 추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동차 vs 순차
많은 분들이 올해는 1차만 준비하고 내년에 2차를 준비할지, 동차를 준비할지 고민하시는 것 같습니다. 학개론이나 중개사법은 다른 과목과의 경계가 모호(?)하고, 민법은 공시법이나 중개사법과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내용이 많습니다. 1차, 2차를 순차로 준비하시면 반드시 두 회차 시험을 보셔야겠지만, 동차로 2년 준비한다고 계획하시면 예상치 못하게(?) 1년만에 끝나버릴 가능성도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동차로 준비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공부시간 및 시간관리
하루 최소 8시간에서 12시간 정도는 공부하려고 계획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날도 당연히 많았지만 기간이 짧은 만큼 전력질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강의를 듣지 않고 문제풀이나 책을 읽으면서 하는 경우 집중이 잘 되지 않아 고3때도 쓰지 않던 수험생 타이머를 사서 공부한 시간을 기록하고 동기부여를 하기도 했습니다.
학원 또는 인강
코로나 시국에 학원이 열고 닫기를 반복하면서 학원에서 실강을 들으신 수강생분들은 어수선하고 혼란한 상황에서 공부하셨을 듯 합니다. 지금은 언제 학원이 다시 문을 열지 모르는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겠지만, 학원에 가지 않더라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 계신다면 스스로 자기 페이스대로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인강을 추천드립니다.
각 과목 교수님을 선택할 때, 오랜기간 함께 해야하는 교수님인만큼 무료 OT 강의 들어 보고 자신과 스타일 또는 텐션(?)이 맞는 교수님을 신중하게 고르시면 좋겠습니다. 저의 경우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각 교수님의 강의 하나씩 들어보고 결정을 했습니다. (반복학습의 효과는 덤)
해커스 300% 환급반을 선택한 이유는?
해커스 300% 환급반의 환급조건은 2021년 제32회 공인중개사시험까지 최종합격 + 민법 85점 이상인 경우 300%(아마도 제가 등록할 때 31회 시험은 얼마 남지 않았기때문에), 언제든 합격만 한다면 100% 환급이었습니다. 조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합격 의지가 있다면 환급반에 등록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따고 공부도 공짜로 할 수있다는 점 외에도 힘들고 지루한 수험생활에 소소한 현실적 재미를 주고, 스스로 동기부여도 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저는 다행히 짧은 기간동안 준비해서 합격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만, 1년 정도의 시간이 있으신 경우, 해커스의 커리큘럼을 차근차근 따라가시는 것만으로도 합격은 보장된다고 확신합니다.
과목별 특성 및 교수님 후기
민법 및 민사특별법: 해커스 채희대
처음 강의를 들을때 가장 외계어처럼 들렸던 과목이었습니다. 내용적으로는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과목이라고 생각하지만 민법자체의 조문과 판례는 상당히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해커스 채희대 교수님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깔끔한 강의로 제가 민법에 재미를 들이게 해주셨고, 결과적으로는 가장 높은 점수에 수강료 300% 환급 조건까지 만족시키게 해준 효자과목이 되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내공이 느껴지고, 1.8배속으로 들어도 발음 하나 뭉개지는 법이 없었습니다(오히려 덜 졸리고 산뜻하게 들려서 신기). 민법은 일관된 논리가 있고, 시험 범위가 다른 과목에 비해 분명하다고 느껴졌습니다. 초반에 낯선 용어와 갑을병정 사례문제의 혼란스러움 속에서 정신만 바짝 차리신다면 재미있고 쉬운 과목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교수님께서 사례문제를 설명하실때 항상 갑을병정 관계도를 그림으로 그려주시는데, 민법이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이론강의를 들을 때 처음부터 사례문제를 그림으로 그려서 정리해 놓으시면 공부하는 동안 두고두고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부동산학개론: 해커스 신관식
민법에 집중하느라 가장 홀대한 과목중에 하나입니다. 익숙한 내용이 많았기때문에 계속 나중으로 미루다가 결국엔 계획했던 만큼 공부하지 못하고 시험을 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관식 교수님의 강의는 꾸준히 반복해서 들었고, 특히 막바지에 총정리 특강 자료와 강의가 전체 내용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시험지문이 길어진 민법과 같은 시간이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계산문제는 모두 건너뛰고 남은시간동안 간단한 문제 2-3문제만 풀고 나머지는 교수님이 알려주신 방법에 따라 찍었습니다. 시험에서 계산문제가 나와도 머릿속이 복잡해지지 않는 분들은 확실하게 맞을 수 있는 계산문제는 확실히 공략하시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공인중개사법 및 중개실무: 해커스 황정선
모두가 말하는 2차 시험 전략과목입니다. 공법 50점을 커버하기 위해 80점을 목표로 공부하는 과목입니다. 내용이 어렵다기보다 암기할 부분이 많고, 문제가 지엽적이고 지저분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내용 정리뿐만 아니라, 문제를 많이 풀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제가 시간이 없어 문제풀이를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던 과목입니다. 황정선 교수님께서 주신 강의자료는 공인중개사 카페에서도 많은 분들이 구하려고 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황정선 교수님은 항상 수강생들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이 보기 좋은 멋진 공인중개사 선배님입니다.
공법: 해커스 한종민
먼저, 제가 한종민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때는 부교재로 수업하셨었는데, 해커스 2021년 기본서 저자 교수님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말이 많은 공포의 공법입니다. 처음 강의들을 때 교수님께서 우리의 목표는 50점이라고 하셨을때 아아니 무슨 객관식 시험이 아무리 어려워도 50점을 못 넘겠나 했습니다. 55점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전까지. 한종민 교수님께서 아무리 공법은 이해과목이다 우기셔도 체감상 100% 암기과목입니다. 시험지를 받아보면 공부하는 동안 한 번도 본 적 없는 내용들이 수두룩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공법만 1년 공부해도 80점을 넘을 자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공법만 1년..하고 싶지도 않습니다ㅠ 일단 자존심을 굽히고 50점 목표를 받아들인다면 한종민 교수님께서 입이 닳도록 말씀하시는 국토법 체계도와 21개의 용도지역부터 시작하시면 큰 그림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공법은..그저 건투를 빕니다.
공시법: 해커스 김의열
공시법은 지적법과 등기법으로 나누어집니다. 지적법은 암기해야할 부분이 어느정도 있는 편이고, 등기법은 교수님이 알려주신 원칙만 기억하면 일관된 논리로 풀어나가실 수 있습니다. 등기법은 민법과 함께 가야하는 부분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등기법을 공부하기 전에 민법을 먼저 한 번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김의열 교수님은 강의하시는 스타일에 적응이 가장 오래 걸린 교수님입니다. 저는 마음이 급해서 1.8배속으로 듣고 있는데 기본서를 요리조리 왔다 갔다 하셔서 여러번 멈춰야만 했습니다. 정속도로 들으면 아무 문제 없는데 1.8배속으로 들으면 딕션도 조금 무너지십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다 적응이 되는 문제였고, 공시법 공부는 교수님 스타일대로 따르는게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교재가 정말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시법은 책상에 앉아서만 와닿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등기신청서류 양식 등 다양한 자료가 수록되어 있고, 강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십니다. 교수님께서 거의 최면급으로 합격에 대한 믿음을 세뇌시켜 주십니다. 교수님 강의를 듣다보면 어느새 합격의 key가 내 손에 쥐어진듯 한 느낌이 듭니다. 초반에는 공인중개사시험 공부법에 대해서도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설명해 주십니다.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세법: 해커스 강성규
이번 시험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개정되어서 혼란스러웠던 과목입니다. 어느정도 암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데, 강성규 교수님께서 조금 간지럽지만 재미있게 도와 주십니다. 교수님의 해맑음이 칙칙한 수험생의 삶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으셨고, 이것 저것 새로운 것들을 시도해 보시느라 수업이 조금 산만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서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찾으시고 시도해보시는 모습은 보기좋았습니다.
모의고사
시간이 없어서 해커스의 모든 모의고사에 응시하지는 못 했지만, 마지막 모의고사는 하루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시험의 흐름이나 시험날 시간관리를 연습해보기 위해서 응시했습니다.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 성적을 확인해보니 제 실제 시험 성적과도 꽤 비슷한 성적을 받았었습니다. 시간이 많으면 모든 모의고사를 응시하면서 실력을 점검하고 시험 연습을 하시면 좋겠습니다만, 시간이 없더라도 한 두회 정도는 꼭 응시하셔서 시험날 긴장을 좀 누그러뜨리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셨으면합니다.
시험준비
해커스에서 준비해준 마지막 필살기ㅎ 처음엔 정직하게 아는 문제 풀고 나오면 되지 머 이런 것 까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시험장에 가면 아는만큼 풀고 나오기가 너무 어렵다고 느꼈습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공부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긴장이 되기도 했고요. 황정선교수님의 시험장오리엔테이션을 보면 교수님께서 얼마나 세심하게 저희를 걱정하고 응원하고 계시는지 느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 동안 공부한 것을 최대한으로 시험 점수로 얻어올 수 있는 재밌고 다양한 방법을 꽤나 진지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시험 당일
어떤 시험을 보더라도 완전히 준비된 느낌은 들지 않겠지만, 방대한 시험범위와 부족한 시간 탓에 이번 공인중개사시험만큼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한 시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1차 합격을 목표로 준비하셨지만 2차 시험까지 경험해 보기 위해서 접수하신 분들은 1차 시험이 끝나면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ㅠ 시험장에서 나오고 싶은 마음이 생길수도 있습니다. 동차를 준비하신 분들도 1차는 겨우 버텼다 쳐도 공법시험 치는 중에 뛰쳐나오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동차 접수 하시고 1차 시험 종료후에 귀가하시는 것을 봤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50점 받을 시험을 치면서 우와 나 50점은 받을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저도 공법시험을 치면서는 과락을 면하기 힘들 것 같았지만 채점 결과 55점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고난의 수험생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포기하지 마시고 시험 끝까지 집중해서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오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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